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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타리간 사우다란타 인도네시아 변호사"급물살을 탄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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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성 댓글 0건 조회 4,569회 작성일 21-10-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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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입법안 국회에 제출한 상황
- 수면 위로 드러나는 수도 이전 후 문제들,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

2019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수도를 동(東)칼리만탄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보류됐던 수도 이전 사업이 과연 현실적으로 이행될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이다. 과거 수하르토 전 대통령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도 수도 이전에 의지를 보였으나 현실화되지는 않았기에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경제발전 측면에서 자바 이외의 새로운 성장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 왔다. 자카르타의 방대한 인구는 인도네시아의 경제발전 불균형의 난제로 꼽힌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수도 이전 사업을 경제불균형 해소의 타개책으로 보고 추진 중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 = kemlu)<br>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 = kemlu)

수도 이전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의 공평한 경제발전이 도모될 것으로 기대된다. 466조 루피아(321억 6,000만 달러)의 비용 발생이 예상되는 수도 이전 사업이 완료되면 칼리만탄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지역으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국가적 관리를 통해 친환경적인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 수도 이전 사업 입법안의 제출, 올해 안으로 국회에서 통과할 것으로 전망

2021년 9월 말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이전에 관한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수도 이전 사업은 물살을 탔다. 해당 법률안이 선행 절차로서 국회에서 통과돼야 수도 이전이 적법성을 갖춘다. 이 절차는 매우 중요한 단계이자 입법 심의 과정의 시작이다. 이 법률안에는 수도 변경의 목적, 수도 이전의 각 절차를 조직 및 관리하는 규정, 수도 이전 사업자금의 조달 방법을 규정하는 34개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 법률안이 통과되면 비로소 수도 이전 사업을 감시하고, 관계 부처들 간의 업무 분장을 담당할 사업관리단이 조직될 계획이다.

수도 이전과 관련한 법률안은 올해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며, 2024년 인도네시아 대선 이후 새로운 행정부가 이를 임의로 철회하지 못하도록 법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기반에 힘입어 해당 법률안은 수도 이전 사업 자체의 성패를 불문하고 국회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 수도 이전 사업 법률안의 주요 쟁점에 주목

신(新)수도와 관계 행정 기관의 자치에 관한 사항뿐 아니라 신수도의 법적 지위도 법률안에 명시될 것이다. 새로운 수도가 행정적인 수도임과 동시에 실질적인 수도의 기능을 동시에 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관공서와 국회, 군, 경찰 본부가 신수도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외국 대사관과 국제기구도 점진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나 자카르타는 여전히 인도네시아의 금융 및 상업 중심지로 남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수도 이전 사업과 관련해 많은 난관과 변수는 불가피하다. 일례로 지난 8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앙 정부 기관의 공무원 1,225명 중 94.7%가 수도를 칼리만탄으로 옮기는 사업계획에 반대했다. 그 이유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보건 및 교육 시설에 대한 우려와 급여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 중 45세 이상이거나 20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들은 조기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정적 제약으로 인해 수도 이전 사업 실행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 국가가 40,000헥타르의 토지를 조달하고 국가 기관, 공무원, 경찰 및 군인을 포함해 150만 명의 인력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가정할 때 총비용은 485.2조 루피아(34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비용의 5분의 1만이 국가 예산에서 조달되고 나머지는 민간 자금으로 충당되어야 하므로, 수도 이전 사업이 국가의 부채 문제를 가중시킬 막대한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사업 실행을 위한 충분한 국제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의문점으로 남는다. 일부 외국 대사관들은 관청 이전을 기피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신수도 주변에 기반 시설 공사가 곧 시작될 예정이나, 수도 이전 절차는 완료하는 데까지 3~4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며, 완전히 자리를 잡는 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여당 측에서는 수도 이전 계획을 수용하는 듯하였으나, 현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이라는 점에서 수도 이전 사업에 동력이 부족하였다는 지적에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 성공적인 수도 이전 사업을 위한 대한민국의 협력

한 국가의 수도를 이전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므로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 사업을 실행하는 데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개발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고, 2007년도에 대한민국이 세종시를 행정도시로 개발하면서 구축한 전문성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이전 사업을 실행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부수적으로,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수도 이전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인도네시아 신규 자본에 투자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012년도를 기준으로 대한민국 정부는 여러 정부 부처와 행정 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했지만, 그중 국회와 청와대 및 여러 주요 정부 기관들은 서울에 남아 있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는 경제발전의 균형 및 중소도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국영기업과 공공시설을 중소도시로 이전했다.

정부 세종청사 전경정부 세종청사 전경(사진 = 세종시)

2019년 11월에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및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서 의미하는 협력은 무엇보다도 신수도의 도시 개발에 관한 협력이 주를 이룰 것이다. 양국이 수행할 협력의 형태는 지식 및 기술의 공유, 전문가 파견 등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게 된다.

칼리만탄으로의 수도 이전이 현실화되면 칼리만탄섬의 인프라 개발이 대폭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주변 환경 개발사업을 위해 여러 건설사 등 대한민국 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전기, 수도, 도로, 주택 및 항만 건설 등에 특화된 대한민국 기업들에 대한 수요가 상승할 것이며, 기업들이 실사를 수행하기 위해 칼리만탄으로 출장을 자주 오고 감에 따라 양국의 교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성공적인 수도 이전을 위하여 대한민국을 필두로 전 세계의 다른 수도 이전 사례들을 참고하여 사업 수행에 착수할 전망이다.

※ 따리간 사우다란다(법학전문석사, 박사)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변호사로서 2016년 2월부터 법무법인(유) 금성에서 한국-인도네시아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